사실 낚시성 짙은 제목이다.이 작품은 김훈의 소설처럼"남한산성"이라는 소재가쓰이지 않았다.작가의 말에도등장하지만 남한산성은 임진왜란의 조선백성들을 의미한다.말하자면 임진왜란을 바라보는 권가야의 시선이 『남한산성』의 본질인 셈이다. 낚시는 이 뿐만이 아니다.제목에서유추가능한장대한 스케일의 대하서사가 아니라는 점이다.그러나찌를 물은나는 하나도 분하지가 않다. 외려 즐겁기까지 하다.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이야기와 그림이 있기 때문이다.이 작품은 남성적인 시선으로 보기는 했어도 전쟁에 노리갯감으로 희생되는 여성들의 아픔을 여실히 그리고 있다. 왜군에게 상처입은 여인이 의병장에게 몸을 허락하는 장면은 분명히 마초적이지만 그래서 더 슬픈 장면이기도 하다.나라의 서사를 벗어나, 귀족이나 왕족의 서사를 벗어나 전쟁 때문에 고통받는 백성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작품이역사물에 드문 상황에서 이같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것은 행운이다.권가야 특유의 과장이 존재하는 작품이다.『해와 달』이나 『남자이야기』에서 이미 선보인 것 같이하나의 시와 같은 연출이다. 그림이 더욱 "농익었다" 글과 그림이 춤을 춘다.그만큼그림과 글이 상투적으로 배치된 것이 드물다. 검은 흑백의 음영이 굉장히 멋있게 잘 칠해져 있다. 그림만으로도 살 가치는 충분하다. 권가야의 앞으로의 작품을 더 보고 싶다. 이것이 완벽한 완성품이 아님은 작가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다. 앞으로의 권가야가 기대된다. 앞으로도 그의 작품을 읽고 싶다.
무수히 산재한 경기도의 기전문화원형 중에서 시대의 줄기를 타고 이야기가 겹겹이 쌓인 ‘남한산성’. 그 속에 서려있는 민족의 한(恨)과 치욕과 불멸의 혼(魂)이 권가야 작가의 손에서 다시 피어났다. 임진왜란에서 병자호란까지 질곡의 역사 속에 새로운 스토리텔링으로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창출하고 연출의 묘미를 장쾌하게 살린 남한산성 은 묵직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작가는 ‘남한산성’이라는 같은 소재로, 그러나 소설과는 전혀 다른 시각을 보여줄 참이다. 치욕의 역사 속에서도 오롯이 빛나는 우리 민족의 질긴 생명과 진리와 믿음을 노래할 것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림 실력은 한층 더 정교해졌다. 펜 대신 연필과 태블릿으로 무장한 그의 그림은 치밀한 디테일과 과감한 연출로 리드미컬하게 전개되며 독자를 압도한다. 시종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글과 그림은 매 쪽마다 새로운 감동을 아로새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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